아는 단어인데 안 들리는 이유

전국영어듣기평가를 치르고 나면 "모르는 단어가 나온 것도 아닌데 안 들렸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요. 눈으로 아는 모습과 귀로 오는 소리가 서로 다른 단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 I know the answer. 답을 알아요.
- It is a small island. 작은 섬이에요.
- I doubt it. 글쎄요, 아닐 것 같아요.
know 의 k, island 의 s, doubt 의 b 는 철자에는 있지만 소리에는 없습니다. 이런 글자를 묵음이라고 불러요. 단어를 더 외워서 뚫리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 아는 단어의 소리를 다시 익혀야 뚫리는 자리입니다.
맨 앞에서 사라지는 k 와 w

단어 맨 앞의 kn- 은 예외 없이 n 소리만 납니다. wr- 도 r 만 남고, wh- 중 일부는 w 가 아예 빠져요.
- knee 무릎 · knife 칼 · knock 두드리다
- Someone is knocking on the door. 누가 문을 두드려요.
- write 쓰다 · wrong 틀린 · wrist 손목
- You have the wrong number. 전화 잘못 거셨어요.
- The whole class was quiet. 반 전체가 조용했어요.
whole 과 who 는 w 가 없는 소리라 hole, hoo 에 가깝게 들립니다. 듣기에서 whole 이 hole 처럼 들려도 당황할 일이 아니에요. 원래 같은 소리입니다.
중간과 끝에서 빠지는 b 와 s

단어 안쪽에도 소리가 빠지는 자리가 있어요. -mb 로 끝나면 b 를 읽지 않고, s 나 t 가 통째로 빠지는 무리도 있습니다.
- Don't climb the ladder alone. 사다리에 혼자 올라가지 마세요.
- My seat is next to the aisle. 제 자리는 통로 쪽이에요.
- Please listen carefully. 잘 들어 주세요.
- Can I borrow your comb? 빗 좀 빌릴 수 있을까요?
climb 과 comb 은 b 가, aisle 과 island 는 s 가 빠집니다. listen, castle, whistle 처럼 s 뒤의 t 가 빠지는 무리도 함께 묶어 두면 편해요.
사람마다 갈리는 단어도 있어요

여기서 정직하게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묵음이 언제나 하나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에요.
- I often eat out. 저는 자주 외식해요.
- Add fresh herbs. 신선한 허브를 넣으세요.
often 은 t 를 빼고 읽는 쪽이 더 오래된 발음이지만, t 를 살려 읽는 사람도 아주 많고 사전에도 두 발음이 나란히 실려 있습니다. herb 는 미국에서 h 를 빼고 '어브'에 가깝게, 영국에서는 h 를 살려 '허브'에 가깝게 읽어요. almond 의 l 도 사람에 따라 갈립니다. 시험 음원에 어느 쪽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으니, 하나만 정답이라고 못 박지 마세요.
음절이 통째로 줄어드는 단어들

글자 하나가 아니라 음절 하나가 사라지는 단어도 있습니다. 이쪽이 듣기에서 더 자주 발목을 잡아요.
- See you on Wednesday. 수요일에 봐요. — 웬즈데이, 두 음절
- This chair is comfortable. 이 의자는 편해요. — 컴프터블
- I need to buy vegetables. 채소를 좀 사야 해요. — 베지터블
- She started her own business. 그녀는 자기 사업을 시작했어요.
chocolate 도 '초콜릿'이 아니라 '촉릿'에 가깝게 두 음절로 지나갑니다. 철자를 보고 상상한 음절 수보다 실제 소리가 짧다는 것만 알아 두어도 놓치는 단어가 확 줄어요.
전국영어듣기평가 전에 오늘 할 일

묵음은 목록으로 외우면 시험장에서 떠오르지 않습니다. 소리로 먼저 만나 둬야 해요.
오늘은 세 단어만 — know, island, Wednesday 를 소리 내어 열 번씩 말해 본다.
내 입으로 내 본 소리는 귀가 기억합니다. Listen once. 한 번 듣고, Read it out loud.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전국영어듣기평가처럼 한 번만 들려주는 시험일수록, 아는 단어의 소리를 미리 맞춰 두는 쪽이 새 단어를 하나 더 외우는 것보다 점수에 빨리 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