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어를 빼먹어요

영어로 번역을 하다 보면 한국어에서는 자연스럽던 문장이 영어에서는 어색해집니다. 두 언어의 규칙이 달라서 그래요. 가장 자주 나오는 다섯 가지를 모았습니다.
한국어는 주어를 빼도 말이 됩니다. "배고파요", "비 와요" 처럼요. 그런데 영어는 평서문·의문문에서 주어를 비워 두지 않아요. (Sit down. 같은 명령문은 예외로 주어를 안 씁니다. 상대에게 시키는 문장이라 그래요.)
I'm hungry. (배고파요) / It's raining. (비 와요) 여기서 It 은 특별한 뜻이 없고, 주어 자리를 채워 주는 말입니다.
2. 단어를 하나씩 바꿔요

"잘 부탁드립니다"를 단어 단위로 옮기면 영어 문장이 되지 않아요. 이런 인사말은 상황에 따라 다른 문장으로 바뀝니다.
- 처음 만난 자리 — Nice to meet you. (만나서 반가워요)
- 일을 맡기며 — I'd appreciate your help.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응원할 때, 화이팅 — You can do it! (넌 할 수 있어!)
흔히 배우는 Thank you in advance. 는 상대가 당연히 해 줄 거라는 뉘앙스가 있어요. 가까운 사이엔 괜찮지만 윗사람이나 거래처에는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단어가 아니라 상황을 옮긴다고 생각하세요. "이 자리에서 영어권 사람은 뭐라고 말할까"를 먼저 떠올리면 됩니다.
3. 관사와 복수를 지나쳐요

한국어에는 a 나 the 가 없고, 단수와 복수를 굳이 표시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옮길 때 통째로 빠지기 쉬워요.
"강아지 좋아해요"는 I like dogs. 입니다. I like dog. 은 틀린 문장은 아니지만 개고기를 좋아한다는 뜻으로 읽혀요. I like chicken. (닭고기 좋아해요)처럼 관사 없는 단수는 '고기'가 되거든요.
"차 샀어요"도 I bought a car. 처럼 a 가 필요합니다. 규칙 하나만 기억하세요. 단수로 쓸 때 셀 수 있는 명사는 혼자 서지 못합니다 — a 나 the 를 붙이거나, 복수로 만들어 주세요.
4. 시제를 한국어 그대로 옮겨요

"밥 먹었어요?"는 Did you eat? 도 되고 Have you eaten? 도 됩니다. 둘 다 맞고 어느 나라에서든 통해요. 미국에서는 앞쪽이, 영국에서는 뒤쪽이 더 자주 들리는 편입니다.
쓰임은 조금 달라요. Have you eaten? 은 "지금 배고프냐"는 느낌이 섞이고, Did you eat? 는 아까 점심처럼 특정 시점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일도 구분해 주세요. 지금도 한국에 산다면 I've lived in Korea for three years. (한국에 3년째 살고 있어요) 이고, 한국에서 말한다면 I've lived here for three years. 라고 해도 됩니다. I lived in Korea for three years. 라고 하면 3년 살았고 지금은 아니라는 뜻으로 읽혀요.
5. 공손함이 사라져요

한국어는 "-요", "-습니다" 같은 말끝으로 공손함을 표시합니다. 영어는 말끝만으로는 부족하고, 문장의 틀까지 바꿉니다.
"물 좀 주세요"를 그대로 옮기면 Give me water. 가 되는데, 이건 명령문입니다. Could I get some water, please? (물 좀 주시겠어요?) 처럼 물어보는 문장으로 바꿔 주세요. Could I have some water, please? 도 같은 뜻이고 영국 쪽에서 더 흔합니다.
please 를 붙여도 명령문은 명령문입니다. Could you...? 나 Would you mind...? 로 시작하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번역기 쓰기 전 세 가지

번역기가 문제인 경우보다, 넣는 한국어가 문제인 경우가 더 많아요. 영어로 번역하기 전에 한국어 문장을 먼저 손보세요.
- 주어 넣기 — "갈게요" 대신 "제가 갈게요"
- 문장 자르기 — 한 문장에 한 가지 내용만 담기
- 역번역 — 나온 영어를 다시 한국어로 돌려 확인하기
다섯 개를 한 번에 고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은 주어 하나만 챙겨도 문장이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