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a plan 이 어색하게 들리는 이유

"오늘 저녁에 약속 있어요"를 옮기려다 많은 분이 이렇게 말합니다. 문법은 멀쩡한데 듣는 쪽은 잠깐 멈칫해요. plan 앞에 a 가 붙으면 '무언가를 해내기 위한 방법 하나'를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 I have plans. 약속이 있어요. (만날 사람이나 갈 데가 있어요)
- I have a plan. 저한테 방법이 있어요. (해결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녁 약속을 말하려다 a 를 붙이면 상대는 무슨 작전이 있나 싶어 되묻게 됩니다. 물론 I have a plan 이 틀린 문장은 아니에요. 회의에서 대책을 내놓는 자리라면 이보다 자연스러운 말이 없습니다.
plans 가 선약을 뜻하는 자리

복수 plans 는 누구와 무엇을 하기로 해 둔 일입니다. 약속을 묻고 잡고 미루는 말이 전부 여기서 나와요.
- Do you have plans tonight? 오늘 저녁에 약속 있어요?
- We made plans for Friday.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어요.
- I don't have any plans. 아무 약속도 없어요.
- Can we change our plans? 약속을 좀 바꿀 수 있을까요?
have, make, change 이 세 동사만 붙여도 약속에 관한 말은 거의 다 됩니다.
a plan 은 방법이자 작전

단수 a plan 은 목표에 이르는 방법 쪽이에요. 회의실에서 훨씬 자주 들립니다.
- We need a plan. 방법을 찾아야 해요.
- Here's the plan. 자, 이렇게 하죠.
- Sounds like a plan. 좋아요, 그렇게 해요.
마지막 문장은 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일 때 쓰는 구어 표현이에요. 격식 있는 자리나 업무 메일에는 쓰지 않고, 친한 사이에서 약속을 확정할 때 씁니다.
plan 뒤에 붙는 to 와 on

plan 이 동사로 쓰이면 뒤에 오는 모양이 갈립니다. 세 가지만 알면 충분해요.
- I plan to leave early. 일찍 나갈 계획이에요.
- I'm planning on staying home. 집에 있을 생각이에요.
- Any plans for the weekend? 주말에 무슨 계획 있어요?
- Let's plan ahead this time. 이번엔 미리 계획해 둡시다.
plan to 와 plan on 은 뜻이 거의 같아요. 다만 plan on 이 더 구어적이라, 격식 있는 글에서는 plan to 가 무난합니다. 뒤에 명사가 올 때만 for 를 씁니다.
약속을 가리키는 말이 셋으로 갈려요

한국어 '약속'은 하나인데 영어는 상황마다 다른 말을 씁니다. 여기서 어긋나면 뜻이 꽤 달라져요.
- I have plans with a friend. 친구와 약속이 있어요.
- I have an appointment at 3. 3시에 예약이 있어요.
- We have a meeting at 10. 10시에 회의가 있어요.
- I promise I'll call you. 꼭 전화할게요.
appointment 는 병원이나 상담처럼 시간을 잡아 둔 만남이고, promise 는 지키겠다는 다짐이에요. 친구와 저녁 먹는 일을 두고 appointment 라고 하면 진료받으러 가는 사람처럼 들립니다.
영단어암기법을 바꾸면 이 실수가 줄어요

plan 은 계획이라고 낱말만 외웠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뜻은 맞는데 쓰이는 자리를 모르는 거예요.
낱말이 아니라 덩어리로 — have plans, make plans, change plans 처럼 앞뒤를 붙여서 외웁니다.
오늘 하실 일은 하나입니다. 이번 주 약속 세 개를 위 세 덩어리에 넣어 문장으로 만들고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이렇게 쌓은 영단어암기법은 시험지보다 입에서 먼저 값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