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ry라고 하기엔 좀 센데

약속이 또 밀렸어요. 짜증은 나는데 "I'm angry"는 "화났어"처럼 무게가 실린 직접적인 말이라, 가벼운 짜증에 쓰면 상대가 정색합니다.
angry가 틀린 말은 아니에요. 이 상황엔 과할 뿐입니다. 영어에도 이 약한 단계가 층층이 있어요 — annoyed(어디서나), ticked off(북미 구어), fed up(어디서나) 세 개만 챙기면 됩니다.
살짝 거슬릴 때 annoyed

annoyed는 신경이 살짝 긁힌 상태예요. 강도가 낮아서 회사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습니다.
- I'm a little annoyed. (좀 짜증 나요.)
- That sound is annoying. (그 소리 거슬려요.)
단, 사람을 콕 집어 "I'm annoyed with you"라고 하면 정식 불만 제기로 들려요. 회사에서는 a little이나 a bit을 붙이거나 상황을 주어로 두세요.
느끼는 사람은 annoyed, 그렇게 만드는 쪽은 annoying이에요. "I'm annoying"은 "내가 남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이 되니 한 번만 확인하고 쓰세요.
발끈했을 때 ticked off

ticked off는 느끼는 강도로 보면 angry 급이에요. 다른 건 강도가 아니라 말투입니다. angry를 편하게, 다소 순화해서 말하는 캐주얼 버전이에요.
- He really ticked me off. (걔가 진짜 사람 성질 건드리더라고요.)
- That comment ticked me off. (그 말에 확 욱했어요.)
이 뜻은 주로 북미에서 통합니다. 영국·호주에서는 "He ticked me off"가 "나를 혼냈다"로 읽힐 수 있어요(다소 옛말투). 그쪽 화자와 이야기할 때는 irritated가 무난합니다.
참다 참다 지쳤을 때 fed up

fed up은 반복돼서 쌓인 쪽인데, 강도도 센 편이에요. annoyed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더는 못 참겠다"에 가까워요.
- I'm fed up with waiting. (기다리는 거 이제 지겨워요.)
- She's fed up with the noise. (걔 그 소음 때문에 아주 넌더리 났대요.)
대상을 붙일 때는 with를 쓰면 어디서나 안전해요. 영국·인도 구어에서는 fed up of도 자주 들립니다.
대상 없이 "I'm a bit fed up"만 쓰면 화가 아니라 "기분이 좀 처져 · 따분해" 쪽 뜻이 돼요.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는 a bit을 붙이거나 상황을 대신 넣는 편이 안전합니다.
영어공부어플이 잘 안 알려주는 것

영어공부어플로 외우면 annoyed는 "짜증 난", angry는 "화난"으로 한 칸씩 저장돼요. 그런데 대화에서 필요한 건 "이 상황엔 어느 강도가 맞나"라는 감각입니다.
강도로 줄을 세우면 annoyed(약) → angry(강)이고, ticked off는 angry 옆에 '캐주얼'이라고 붙여 둡니다. fed up은 한 번의 일이 아니라 쌓인 일에 쓰는 말이라 또 다른 줄이에요.
단어를 아는 것과 강도를 고르는 것은 다른 일이에요.
오늘 써먹을 한 문장

딱 하나만 외운다면 이겁니다.
I'm not angry, just annoyed. (화난 게 아니라 그냥 좀 짜증 난 거예요.)
오해는 풀면서 내 기분은 정확히 전달하는 문장이에요. just, a little 같은 완충어가 강도를 한 칸 내려 줍니다. 오늘 짜증이 올라올 때 세 표현 중 어느 게 맞는지 골라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