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다는 말에는 온도가 있어요

온라인영어회화 수업은 튜터가 짧은 질문을 던지고 학생이 짧게 답하는 일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 짧은 답이 Of course 로 굳어 버리는 분이 많아요. 사전에는 '물론이죠'라고만 적혀 있으니 좋은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는 뜻이 함께 실립니다.
- Can you help me with this? 이것 좀 도와주실래요?
- Of course. 물론이죠. (흔쾌한 승낙)
여기서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자리가 바뀔 때 생깁니다.
부탁을 받았을 때는 안전해요

상대가 무언가를 해 달라고 했을 때 Of course 는 가장 따뜻한 대답 축에 듭니다. 망설임 없이 하겠다는 뜻이 되거든요.
- Can I ask you a question?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 Of course. 그럼요.
- Could you send me the file? 파일 좀 보내 주시겠어요? — Of course. 네, 보낼게요.
부탁, 허락, 요청. 이 세 자리에서는 마음껏 써도 됩니다.
정보를 물었을 때는 위험해요

상대가 몰라서 묻는 질문에 Of course 로 답하면 뜻이 뒤집힙니다. 모르는 게 이상하다는 말이 되니까요.
- Do you have Wi-Fi here? 여기 와이파이 되나요? — Of course. (당연히 되죠, 그걸 왜 묻나요)
- Have you finished the report? 보고서 다 하셨어요? — Of course. (당연히 했죠, 라는 핀잔)
이럴 때는 그냥 Yes 로 답하면 됩니다. Yes, we do. 네, 있어요. Yes, I did. 네, 했어요. 한 칸만 바꿨을 뿐인데 듣는 사람의 표정이 달라져요.
Of course not 은 더 세게 튀어요

부정형은 강도가 한 단계 더 올라갑니다. 아니라는 사실보다 '그런 걸 왜 묻느냐'가 앞으로 나와요.
- Of course not. 당연히 아니죠.
- No, not at all. 아니에요, 전혀요.
- No, I don't think so.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친한 사이에서 농담처럼 쓰면 괜찮지만, 처음 만난 사람이나 손님 앞에서는 아래 두 줄이 안전합니다.
문장 중간에 끼면 무례하지 않아요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Of course 를 아예 쓰지 말라는 말이 아니에요. 대답으로 툭 던질 때만 날이 서고, 문장 안에 부사로 들어가면 오히려 말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 This is, of course, just my opinion. 물론 이건 제 의견일 뿐이에요.
- Of course, you can change it later. 물론 나중에 바꾸셔도 돼요.
영국 영어에서는 대답으로 쓰는 Of course 도 한국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무던하게 오갑니다. 그러니 절대 쓰면 안 되는 말로 외우지 말고, 정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피한다고 기억하세요.
수업에서 오늘 바꿔 볼 한 마디

대답 하나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아요. 다음 수업에서 이것만 해 보세요.
부탁에는 Of course, 질문에는 Yes. 이 두 줄로 나눠 둔다.
더 부드럽게 가고 싶다면 Sure, no problem. 네, 괜찮아요. Absolutely. 그럼요. Yes, definitely. 네, 그럼요. I'd be happy to. 기꺼이 할게요. 이 네 개를 번갈아 쓰면 됩니다. 튜터가 먼저 알아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