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문제집 앞에서 부모가 먼저 막혀요

초등 문제집을 같이 펴 놓고 앉았는데, 설명해 줄 차례에서 말문이 막힙니다. 아는 것 같은데 왜 그런지는 말이 안 나와요. 가장 흔한 자리가 비교급입니다.
- She is taller than me. 그 애가 저보다 커요.
- She is taller than I am. 그 애가 저보다 커요.
둘 다 쓰는 문장이에요. 일상 대화에서는 than me 가 훨씬 흔하고, 시험 답안이나 격식 있는 글에서는 than I am 쪽을 씁니다. 「than 뒤에는 주격」이라고만 외우면 원어민이 실제로 쓰는 말을 틀렸다고 가르치게 돼요. 이런 걸 짚어 주려면 부모가 먼저 정리돼 있어야 합니다.
아이 학습지와 성인학습지는 목적이 달라요

아이 학습지는 글자와 소리를 익히는 데 무게가 있습니다. 어른용은 반대예요. 이미 아는 단어를 문장으로 세우는 데 무게가 있습니다.
- I have a pen. 저는 펜이 있어요.
- Do you have a pen? 펜 있어요?
같은 단어인데 아이 교재는 앞 문장에서 멈추고, 어른 교재는 뒤 문장까지 갑니다. 아이 교재를 부모가 대신 푸는 게 잘 안 붙는 이유예요. 어른에게는 어른 속도로 만든 것이 맞습니다.
성인학습지 고르는 세 가지 기준

서점에 서면 표지가 다 비슷해 보입니다. 세 가지만 확인하면 돼요.
- 소리가 있는가 — 음원 없는 교재는 반쪽입니다
- 예문이 내 하루에 있는 문장인가 — Can I get a refund? 환불 받을 수 있을까요?
- 빈칸이 아니라 문장을 만들게 하는가 — I'd like to change my seat. 자리를 바꾸고 싶어요.
빈칸을 채우면 페이지는 빨리 넘어가지만 입은 열리지 않아요. 답을 적는 칸보다 내 문장을 쓰는 칸이 더 많은 쪽을 고르세요.
집에서 바로 쓰는 문장부터 잡습니다

부모가 먼저 잡을 문장은 시험 문장이 아니라 집에서 하루에 몇 번씩 나오는 말이에요.
- Time to get up. 일어날 시간이야.
- Wash your hands. 손 씻어.
- Put your shoes on. 신발 신어.
- Let's clean up. 이제 정리하자.
여기서 하나만 더 짚을게요. Put your shoes on. 과 Put on your shoes. 는 둘 다 됩니다. 그런데 신발을 them 으로 받으면 자리가 고정돼요. Put them on. 이라고 하지 Put on them 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대명사가 오면 반드시 사이에 들어갑니다.
발음이 좋아야 가르친다는 오해

부모가 가장 많이 걸리는 지점이 발음이에요. 내 발음이 아이에게 옮을까 봐 입을 닫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듣는 영어 소리의 대부분은 부모가 아니라 음원과 영상에서 옵니다.
- Can you say it again? 다시 말해 줄래?
- Let's listen again. 한 번 더 들어 보자.
게다가 영어는 나라마다 소리가 다릅니다. water 하나만 봐도 미국 쪽은 t가 ㄹ에 가깝게 나고, 영국 쪽은 t를 또렷하게 내거나 아예 뭉갭니다. 어느 쪽도 틀린 발음이 아니에요. 부모가 할 일은 완벽한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소리를 같이 듣고 같이 따라 하는 겁니다.
성인학습지로 하루 15분

순서는 단순합니다. 오늘 쓸 문장 세 개를 고르고, 음원으로 소리를 확인하고, 아이에게 실제로 써 보는 거예요.
- What did you do today? 오늘 뭐 했어?
- I made it myself. 내가 직접 만들었어.
- Tell me about it. 그 얘기 좀 해 줘.
아이에게 물어볼 문장은 부모가 먼저 답할 수 있는 것으로 고르세요. 성인학습지 한 권을 15분씩 넘기면서 그날 문장을 저녁 식탁에 올리는 것, 그게 엄마표 영어의 가장 빠른 시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