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을 영어로 뭐라 하죠

영어 사전에 salaryman이 올라 있긴 해요. 다만 주로 일본 회사원을 가리키는 말이라, 나를 소개할 땐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가장 무난한 말은 office worker예요. "I'm an office worker."(저는 회사원이에요.) 사무직 전체를 묶어 말할 땐 white-collar worker를 씁니다.
영어권에서 nine to five는 시각보다 '평범한 정규직 사무직'이라는 뜻으로 더 자주 쓰여요. 한국은 보통 9시 출근 6시 퇴근이니 사실대로면 "I work nine to six."(9시부터 6시까지 일해요.)
아르바이트는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예요

아르바이트는 독일어 Arbeit(일)에서 온 말입니다. 영어권에서 arbeit이라고 하면 알아듣기 어려워요. part-time job이라고 하세요.
"I have a part-time job at a cafe."(저는 카페에서 알바해요.) 자기소개라면 "I work part-time at a cafe."가 무난합니다. part-timer는 남을 가리킬 때 쓰세요 — 영국·호주 구어에서는 '대충 하는 사람'을 놀리는 말로도 쓰이거든요.
현장 말도 챙겨요. 근무 시간대는 shift, 시급은 hourly rate 또는 hourly wage 입니다. 영국·호주 구인광고는 hourly rate 쪽이 표준이에요. "Can you cover my shift?"(나 대신 대타 좀 뛰어줄래?)
오티(OT)는 통째로 말하세요

오티는 학교·동아리에서는 오리엔테이션, 회사에서는 오히려 야근(OT 수당)을 뜻할 때가 많죠. 한국에서도 두 뜻이 섞여 있어요.
영어로 말할 땐 더더욱 줄이지 말고 통째로 말하세요. "We have orientation on Monday."(월요일에 오티가 있어요.) "I'm working overtime tonight."(오늘 야근해요.)
신입 첫날 교육은 미국·캐나다에서 orientation, 영국·호주·인도 직장에서는 induction을 더 많이 씁니다. "Your induction is on Monday."(월요일이 신입 교육이에요.) 이런 말을 들어도 당황하지 마세요.
컨펌은 확인 쪽으로 더 자주 읽혀요

한국 회사에서 "컨펌 받았어?"는 윗사람의 승인을 뜻하죠. 영어 confirm에도 승인 뜻이 없는 건 아니에요 — "the Senate confirmed the nominee"(상원이 지명자를 인준했다)처럼 씁니다.
다만 일상 업무에서는 '이미 정해진 걸 확인한다'로 읽히는 경우가 많아요. 승인을 부탁할 땐 approve나 sign off가 오해가 없습니다. "Can you sign off on this?"(이거 컨펌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순도 갈려요. 미국은 sign off on this, 영국·호주는 sign this off 라고 합니다. "I'll sign it off tomorrow."(내일 승인할게요.)
스펙은 사람한테 쓸 때 갈라져요

스펙은 한국에서도 '노트북 스펙'처럼 제품 사양 뜻으로 쓰죠. 그건 영어 specs와 같은 뜻이에요.
갈라지는 건 사람한테 쓸 때입니다. 학점·어학점수·인턴을 묶어 부르는 스펙은 credentials나 résumé 쪽이에요. "I'm building up my résumé."(스펙 쌓는 중이에요.) 자격증·학위만 가리킬 땐 qualifications를 씁니다.
참고로 영국·호주에서 specs 는 안경(spectacles)을 뜻하는 일상어이기도 해요. 제품 사양을 말할 땐 the specs of this laptop, spec sheet 처럼 문맥을 붙이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화이팅 대신 쓰는 응원 한마디

화이팅(파이팅)은 OED 에 한국식 응원 감탄사로 올라 있을 만큼 알려진 말이에요. 다만 미국·영국 사무실에서 동료끼리 쓰는 말은 아니라서, 못 알아듣는다기보다 '한국 드라마 말투'로 들립니다.
미국에서는 "You've got this!"(넌 할 수 있어!), 영국·호주에서는 "Good luck!"이나 "You'll be fine."(잘될 거예요.)도 흔해요. 일이 끝난 뒤에는 "Nice work!"(수고했어요!)
오늘은 다섯 마디만 챙기세요. office worker, part-time job, orientation(영국·호주는 induction), sign off, You've got this. 출근길에 한 번씩 소리 내 보면 충분합니다.
줄임말이라고 다 안 통하는 건 아니에요. 영어권 직장도 PTO·WFH·EOD 를 매일 씁니다. 안 통하는 건 한국에서 만든 줄임말이에요 — 오티처럼 줄인 말은 다른 뜻으로 읽히고, 알바처럼 영어가 아닌 말은 다 말해도 안 통합니다. 둘 다 영어 단어로 통째로 바꿔 말하세요. orientation, part-time jo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