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영어는 단어보다 '순서'예요

무역영어가 어려운 건 단어 때문이 아니에요. 순서를 모르면 아는 단어도 어디 넣을지 몰라 손이 멈춥니다.
거래는 보통 다섯 단계로 갑니다. Inquiry(문의) → Quotation(견적) → Purchase Order(주문) → Shipment(선적) → Payment(결제)예요. 이메일도 대체로 이 순서를 따라갑니다.
다만 결제는 마지막에 몰려 있지 않아요. 조건에 따라 주문 직후(계약금)·선적 전(잔금)·인수 후(Net 30)로 갈립니다.
문의와 견적 — Inquiry & Quotation

첫 메일은 짧을수록 좋아요. 무엇을, 몇 개, 언제 필요한지만 적으면 됩니다.
Could you send us a quotation for 500 units of Model A-200?
Model A-200 500개 견적서를 보내주시겠어요?
견적서에서는 다섯 가지를 봅니다. unit price(개당 가격), MOQ(Minimum Order Quantity, 최소 주문 수량), lead time(주문부터 납품까지 — 출고 기준으로 말하는 곳도 있으니 확인하세요), payment terms(결제 조건), Incoterms(운임과 책임을 누가 지는지)예요.
'네고'는 negotiation을 한국식으로 줄인 말이라 그대로는 안 통해요. 하지만 negotiable은 무역 메일에서 그대로 씁니다.
Is the unit price negotiable for an order of 1,000 units?
1,000개 주문이면 개당 가격 조정이 될까요?
주문서를 보낼 때

견적이 마음에 들면 PO(Purchase Order, 주문서)를 보냅니다. 판매자가 먼저 proforma invoice(견적송장)를 보내오기도 해요 — 송금이나 L/C 개설 때 은행에 낼 근거 서류라서요.
We would like to place an order for 500 units. Please send us your proforma invoice.
500개 주문하고 싶습니다. 견적송장을 보내주세요.
place an order가 '주문을 넣다'예요. 판매자의 주문 확정 메일은 order confirmation이라고 합니다.
선적과 운송 표현

물건이 움직이면 날짜 이야기가 많아져요. ETD(출항 예정일)와 ETA(도착 예정일)를 가장 자주 씁니다.
서류는 B/L(Bill of Lading, 선하증권)과 packing list(포장 명세서)가 기본이에요. B/L은 화물 인수증이면서, 이걸 내야 물건을 찾을 수 있는 권리 서류입니다. 박스 겉면 표시는 shipping mark(화인, 쉬핑마크)라고 해요.
운임과 책임은 Incoterms(인코텀즈)로 정합니다. FOB·CIF는 배로 보낼 때 쓰고, 항공이나 컨테이너 건에는 FCA·CIP를 씁니다. 공장에서 바로 인도하는 EXW(Ex Works, 공장인도)까지 넷이면 충분해요.
결제 조건 말하기

돈 이야기가 애매하면 꼭 문제가 생겨요. 숫자와 시점을 붙여 적습니다.
Our payment terms are a 30% deposit, with the 70% balance due before shipment.
저희 결제 조건은 계약금 30%, 선적 전 잔금 70%입니다.
송금은 T/T(Telegraphic Transfer)라고 쓰는데 아시아 무역권에서 흔한 표기예요. 미국·유럽 거래처에는 wire transfer나 bank transfer가 더 잘 통합니다.
은행이 지급을 책임지는 방식은 L/C(Letter of Credit, 신용장)예요. 서류를 내면 지급되는 것이 at sight(일람불), 정해진 기간 뒤에 지급되는 것이 usance(기한부)입니다. at sight도 즉시는 아니에요 — 은행이 최대 5영업일 서류를 심사하고, 하자가 있으면 지급이 막힙니다. Net 30은 인보이스 날짜로부터 30일 안에 결제한다는 뜻이에요.
이메일 뼈대는 세 줄이면 충분해요

무역영어 메일은 화려할 필요가 없어요. 인사 한 줄, 용건 한 줄, 마무리 한 줄이면 됩니다.
Thank you for your quick reply. (빠른 답장 감사합니다.)
Please confirm the shipping date by Friday. (선적일을 금요일까지 확인해 주세요.)
We look forward to hearing from you.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부탁은 Could you...?, 더 정중하게는 We would appreciate it if you could...예요. 이 틀에 오늘 단어만 갈아 끼우면 메일 한 통이 완성돼요.



